\ ⓒ류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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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간의 정'보다는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더 중요시 되는 요즘, 잠시 멈추었다 지나는 횡단보도를 닮은 공공건축물이있다. 영천시 완산동에 위치한 소규모 마을 공공시설인 완산뜨락 커뮤니티센터는 골목 모퉁이를 환히 밝히며, 만남의 공간이자 쉼터로 이웃간의 정을 나누는 소통의 장소다. 설계를 맡은 요앞 건축사사무소는 이웃 간의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고, 만남의 빈도를 생성하는 다양한 건축적 장치에 대해 고민했다. 작은 공공 건축물이지만, 외부에서 친근하고 쉽게 접근이 가능하며 내부의 공간이 충분히 관찰될 수 있도록 건물 설계의 주요 개념을 설정했다.

ⓒ류인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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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을 걷다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툇마루, 비가 오면 피할 수 있는 처마, 바쁜 일상 중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마을의 휴식처인 이곳은 누구나 친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은 물론 주변 골목길의 환경까지 변화시켰다. 내부 공간이 외부로 확장되는 듯한 골목길 디자인은 외부의 흐름 역시 내부에 닿음으로써 건축과 마을이 친밀히 엮이며 생동감을 부여한다. 건물의 확장적 의도를 생성하는 선형적 패턴을 골목에 적용하고, 건축물의 도입부와 동일한 색채를 사용하여 길과 건물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수직적인 마감이 돋보이는 마감재와 이어지는 바닥의 선은 공간을 이어주는 요소로서 낡은 골목의 이미지를 재생성함과 동시에 시각적으로 인지가 쉬운 색상과 패턴은 골목의 안전을 수호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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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적인 대지면적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도시재생대학을 통한 주민 참여적인 워크샵이 선행되었다. 정해진 범위 내에 각 프로그램을 세 개로 분류하고 배치하되, 세부적으로 분할하기 보다는 열린 공간으로 자유롭게 활용되도록 기획했다. 1층에는 누구나 쉽게 들어와 앉아있다 떠날 수 있는 북카페와 공유 주방으로 구성됐으며, 2층과 3층은 주민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도록 체육공간과 회의 공간 등이 마련됐다. 문화 교실 및 전시장소로 활용되는 공간은 창호를 통해 내부의 다양성이 외부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하고, 옥상 역시 다양한 공간적 요소들로 환경성을 넓혀 마을을 조망할 수 있는 공유마당으로 정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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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산뜨락 커뮤니티센터가 위치한 이곳을 비롯해 주변은 적벽돌로 이루어진 구축건물들이 정겹게 자리잡고 있다. 세월이 묻어 낡았지만 안온한 동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기 위해, 공용공간에는 Memory wall이 마련됐다. 동네의 모습을 기억하는 재료를 활용한 메모리 월은 기존의 모습을 남기면서도 새로운 이미지의 공간을 바랐던 주민들의 바람이 투영됐다.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쉬었다 갈 수 있는 진정한 공공의 의미를 표현한 완산뜨락 커뮤니티 센터는 낮은 문턱으로 언제나 주민들에게 환영의 인사를 보내며 소통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골목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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